컴퓨터 화면 속에서 배우던 내용이 실제로 ‘일’로 연결되는 순간은 언제나 특별하다. 중장년층 재취업 교육을 받는 수강생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배운 엑셀 데이터 분석, 스마트오피스 실무, 그리고 고객관리 프로그램 활용 등은 모두 ‘현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이었지만, 막상 기업 실습에 나가게 되면 누구나 긴장한다.
“내가 과연 현장에서 잘 해낼 수 있을까?”
“젊은 사람들하고 부딪히면 뒤처지는 건 아닐까?”
이런 불안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순간이 바로, 새로운 경력을 여는 출발점이 된다.
1. 실무 현장의 첫걸음
충남의 한 사회적기업 사무실.
이곳에서는 IT활용 교육을 수료한 중장년 수강생들이 현장 실습을 시작했다.
컴퓨터 앞에 앉아 고객 데이터를 정리하고, 홍보용 이미지를 편집하고, 홈페이지 게시판을 관리하는 일까지 직접 맡았다.
교육장에서 배운 기술이 실제 업무와 맞닿는 경험이었다.
한 참가자는 이렇게 말했다.
“배우는 동안에는 머리로만 이해했는데, 직접 고객 데이터를 입력하고 정리하니까 훨씬 생생해요. 이제야 ‘일한다’는 느낌이 납니다.”
현장 실습에서는 단순한 기술 숙련보다 ‘태도와 적응력’이 더 중요했다.
실제 기업에서는 시간 관리, 의사소통, 보고서 작성 등 기본적인 직무역량이 반드시 필요했다.
중장년 수강생들은 오랜 사회 경험 덕분에 이러한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 함께 배우고, 함께 성장하다
실습 현장에는 40대 후반부터 60대 초반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모여 있었다.
서로의 인생 경로는 달랐지만, 모두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가지고 있었다.
한 58세 참가자는 20년 넘게 제조업에서 일하다 퇴직 후 IT기초부터 다시 배웠다.
그는 이제 엑셀 자동화 기능을 활용해 매출 데이터를 분석하고, 회의용 보고서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스킬을 익혔다.
“젊을 때보다 배움이 느린 건 사실이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손이 기억합니다. 매일 조금씩 익히는 게 중요하죠.”
또 다른 50대 여성 수강생은 행정업무 실습 중 문서양식 자동화 시스템을 제안해 회사에서 실제로 도입되었다.
그녀는 “내가 만든 기능이 직원들에게 도움이 된다니 정말 뿌듯하다”고 미소 지었다.
이처럼 현장 실습은 단순히 ‘연습’이 아니라, ‘경험의 재활용’이 이루어지는 공간이었다.
젊은 직원들은 중장년들의 꼼꼼함과 책임감에 감탄했고, 중장년들은 새로운 디지털 툴을 배우며 세대 간 시너지를 느꼈다.
3. 현장에서 배우는 또 하나의 기술 – 소통
실습 중에는 예기치 못한 문제도 많았다.
데이터가 누락되거나 프로그램이 오류를 일으키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때 중요한 건 ‘혼자 해결하려 하기보다 함께 논의하는 태도’였다.
교육 담당자는 말했다.
“요즘 기업들은 협업 능력을 중요하게 봅니다. 기술보다 더 중요한 건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능력이죠.”
수강생들은 매일 오후 짧은 회의시간을 마련해 서로의 업무 진행상황을 공유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감이 쌓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완성되었다.
4. 새로운 경력의 문이 열리다
실습을 마친 후 일부 수강생은 해당 기관에 정식으로 채용되었다.
또 다른 이들은 프리랜서로, 혹은 지역 소상공인 지원센터의 데이터 관리 담당으로 일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다.
처음엔 “배워도 늦었다”고 말하던 이들이, 이제는 “다음엔 어떤 기술을 배우면 좋을까?”라며 스스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빛에는 다시 ‘일하는 즐거움’이 담겨 있었다.
실습은 단순한 과정이 아니라, ‘두 번째 커리어’를 위한 현실적 발판이었다.
5. 재도전의 길은 계속된다
현장 실습을 마친 수강생들은 이제 또 다른 목표를 향한다.
누군가는 취업을, 누군가는 창업을 준비한다.
중요한 건,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니라 ‘도전’이 그들의 마음을 채우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그저 다시 일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가진 경험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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